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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다녀온 산

설산 등반 시 복장 및 준비물 (계방산 일출산행)

by loadedgarlic 2025. 1. 14.

설산은 금강산 이후로 처음이라 복장준비에 애를 먹었습니다. 온라인에 정보는 많지만 대부분이 고가의 정형화된 장비를 추천하고 있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상품이 적절한지, 추가로 구매할 상품 중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하는지, 가성비 제품을 구매해도 괜찮을지 등 다양한 고민이 있어서 마지막에는 산행을 취소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안타깝게도 '3일 전 환불불가' 조항 때문에 최대한으로 준비한 뒤 산 입구라도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일출산행을 다녀왔습니다.  

 

 

계방산을 선택한 이유

 

국내 설산으로 가장 유명한 곳으로는 1. 한라산, 2. 지리산, 3. 덕유산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작년과 올해는 인스타그램에서 덕유산 정산 CCTV인증샷이 유행을 타면서 가장 인기 있던 산행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게다가 곤돌라로 접근가능한 점도 설산을 처음 시도하는 초보 산행자에게 매력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며칠 전(2025.1.9) 강추위로 덕유산 곤돌라가 30분간 정전되어 300명 가까이 되는 탑승객이 공중에 매달려있어야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으로 덕유산 선호가 일시적으로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계방산은 덕유산에 비해서는 인스타그램에서 덜 언급되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왕복 4시간이면 충분히 등반이 가능하고, 코스 역시 다른 설산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또한 일자를 잘 맞추면 예쁜 눈꽃을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인 산행지입니다.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꽃을 '상고대'라고 부른다는데요, 인스타 해시태그를 둘러보면 이 점이 계방산의 가장 인스타그래머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갔을 땐 눈이 내린 지 오래되어서인지 나뭇가지는 깨끗했습니다.

 

페어플레이(PairPlay)

저는 '페어플레이'라는 어플을 통해 계방산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페어플레이는 요즘 2030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산악회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일반적인 지역 기반의 산악회와는 달리 유동적으로 헤쳐 모여가 가능한 '버스 대절' 플랫폼에 더 가깝습니다. 유사한 어플로는 '알레(Alle)'가 있는데요, 페어플레이는 어플 내에 정상 인증기능을 추가해서 어플자체로 등산 커뮤니티를 더 키우려는 쪽에 가깝습니다. 반면 알레는 깔끔하게 버스대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꼭 등산전문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프립(Frip)'과 같은 원데이 클래스 어플에서도 등산 모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취향껏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면 좋은 점은 '일출 산행'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새벽에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잠을 자다 보면 알아서 새벽 5시에 산 입구에 도착해 있습니다. 때문에 자차로 고생스럽게 운전해 가거나 전날 근처 숙소를 잡는 등의 번거로움이 없습니다. 추가로 페어플레이를 선택한 이유는 '대장셔틀'이라는 기획상품이 있어서인데요, '대장'이라고 불리는 인솔자가 정상까지 길을 안내하고, 구성원들을 챙기는 형태입니다. 이번 계방산 방문은 초행이고, 새벽등반이고, 설산이라는 위험요소가 다수였기 때문에 초심자인 저는 안전을 위해 대장셔틀을 선택했습니다.

 

결국 제가 계방산을 선택한 이유는 3가지로 정리됩니다.

 

- 일출 산행이 가능한 설산

- 4시간 내 완주가 가능한 완만한 코스

- 페어플레이의 인솔자 존재

 

 

복장과 준비물

이제 본격적으로 필요했던 복장과 준비물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겨울산행은 따뜻하게 입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보온은 물론이고 땀배출에 유의해야 하는데요, 땀이 바람과 낮은 기온에 금방 마르면서 저체온증과 동상을 유발합니다. 기본적으로 베이스/미들/쉘 레이어로 여러 옷을 껴입는 방식이 필요한데요, 굳이 어려운 용어를 쓸 필요는 없어서 아래와 같이 표기해 봅니다.

 

1. 상의

 

1) 내복

- 땀을 머금지 않는 얇은 옷

- 면(코튼) 소재는 안됩니다. (면은 땀을 계속 머금고 있어서 여름에도 겨울에도 등산엔 적합하지 않네요.)

- 보통 폴리에스터 같은 합성 섬유가 쓰이고, 운동 시 입는 맨들맨들한 기능성 티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기능성 티에도 여름용으로 나온 '쿨링' 티셔츠 등은 체온을 떨어트릴 위험이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면소재와 비슷한 이유로,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추천되지 않습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살면서 구매한 '쿨링' 티셔츠 중에 진짜 쿨링 효과가 있던 운동복은 단연코! 없었습니다. 대부분이 마케팅 차원으로 사용된 홍보였고 면티보다는 시원하다는 정보였으니, 손이 미끄러져 쿨링 티셔츠를 입더라도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ㅎㅎ 히트텍도 금지품목으로 항상 언급이 되는데, 입어보신 분들을 아시겠지만 발열효과는 미미한 편입니다. 어떤 분들은 하의 내복으로 히트텍을 선택하시기도 하니 정 입을 옷이 없다면 두꺼운 면티 혹은 맨몸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 중간옷 

- 보온을 위해 입는 옷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땀억제를 위해 공기순환이 되는 소재가 중요합니다.

- 후리스와 같은 도툼하고 따뜻한 옷이 추천됩니다.

- 꼭 후리스 소재로 한 장만 입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얇은 집업 형태의 중간옷을 두 장 정도 껴입었어요.

 

3) 외투

- 소재에 따라 소프트쉘/하드쉘로 구분하기도 하는데요, 몰라도 될 것 같습니다.

- 외투의 주요 기능은 '방풍'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외투는 바람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겨울 산행 시 바람이 불면 체온을 쉽게 잃을 수 있기 때문에 바람막이로 최종 보호막을 형성해 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나 1) 내복과 2) 중간 옷에는 땀억제를 위해 어느 정도 공기/습기가 이동할 수 있는 옷을 입었기 때문에 필수적입니다.

 

위와 같은 구조에서 보온을 위해 중간에 패딩을 추가해 주시면 됩니다. 

 

1안 : 내복-후리스-(경량패딩)-바람막이

2안 : 내복-후리스-바람막이-(두꺼운 패딩)

 

패딩?

다만 주의하실 점은 패딩을 계속 입은 채로 산행을 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패딩은 보온에 탁월하나 땀배출에는 취약합니다.

저는 출발할 때 1안으로 입고 올라가다가 더워질 것 같을 때 경량패딩은 얼른 벗고 바람막이만 입고 이동했습니다. 

 

2안으로 적어놓은 두꺼운 패딩은 정상에 올라가서 일출을 기다릴 때나 움직임이 없을 때 체온유지를 목적으로 입는 옷입니다. 보통 '우모복', '대장패딩' 등으로 언급되는데요 우모복은 그 자체로는 깃털로 만든 옷이라는 뜻입니다. 즉 거위털로 만든 구스다운 패딩인 셈이죠. 그러나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인지 우모량(보통 깃털의 그램g이나 필파워로 성능을 예측합니다.)이 높은 뚱뚱하고 따뜻한 패딩을 뜻합니다. 대장패딩, 대장급 패딩 뚱뚱하고 따뜻한 패딩을 뜻합니다. 어디 극지대나 히말라야를 가실 게 아니면 국내에서 이런 패딩을 입고 산행하실 일은 없어 보입니다.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ㅎㅎ)

 

 

2. 하의

 

하의도 기본적으로는 상의와 같습니다. 그러나 다리는 추위를 덜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한결 가볍게 입습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 : 내복 - 겨울용 등산바지

 

여기서 말하는 '겨울용 등산바지'는 대부분 안감에 얇은 기모처리가 되어있으며, 외부에는 방풍과 발수(물을 튕겨내는) 기능을 갖춘 소재를 사용한 바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2중으로 간단히 입는 게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기 때문에 3단계로 입었습니다.

 

추위는 많이 타는 나 : 내복 - 기모 타이즈 - 겨울용 등산바지

 

내복과 기모 타이즈를 구분했지만 사실상 얇은 내복과, 도톰한 내복을 입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지고 계신 등산바지가 기모처리가 되지 않은 일반 봄가을용이라면 여러 겹으로 보온을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3. 신발

겨울 산행 시에는 아래와 같은 점을 점검하셔서 등산화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1) 발목이 올라왔는가?

겨울 산행, 특히 설산에는 발목이 위로 올라온 중목, 장목 등산화가 추천됩니다. 발목이 올라온 등산화는 발목이 꺾이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주요 기능인데요, 겨울산행에서는 추가적으로 보온의 역할까지 가능합니다. 단순히 체온을 유지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걷다 보면 등산화 속으로 눈이 들어가는 경우를 최소화해줍니다. (물론 이건 등산화의 방수커버 역할을 하는 '스패츠'를 통해 보완가능합니다.)

 

2) 방수가 되는가?

눈길이 잘 다저 져있는 인기 산행지라도 걷다 보면 신발에 눈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딱 한번 눈이 들어갔다고 해도 그 순간 신발이 얼고 발의 체온도 떨어져 큰 안전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여름에 신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등산화는 적합하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가죽'소재에 '방수기능'이 있는 등산화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등산화는 고어텍스와 같은 비싼 방수소재를 쓰지 않더라도 부분적인 방수처리, 발수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3) 밑창이 두꺼운가?

1)과 2)의 조건을 다 만족하더라도 밑창 즉 굽이 얇은 등산화를 선택할 시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로 인해 발 시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높이나 소재는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등산화가 밑창의 무게를 최대한으로 줄인 가벼운 트래킹 겸용 운동화는 아니었는지 정도는 확인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저의 경우는 발목이 없고, 방수소재도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트래킹화를 신고 산행을 했습니다. 등산직전 발목이 올라온 등산화를 구매해 착용하다보면 발목이 눌리는 부분에 물집이 생겨 걷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미리 적합한 등산화를 준비하여 길들여놓는 것이지만 그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보온과 방수를 신경썼습니다.

 

보온기능 보완 : 양말, 발바닥 핫팩

우선 보온의 경우에는 양말을 여러겹으로 신었으며, 여분의 양말을 챙겨서 언제든 덧신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또한 신발 바닥에 붙이는 핫팩을 활용했습니다. 운동화 밑창처럼 발바닥 모양의 핫팩인데요, 덕분에 걷는 동안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나, 발시림은 전혀 느끼지 않았습니다.

 

방수기능 보완 : 스패츠, 발수 스프레이

방수의 경우 바지에 부착된 스패츠를 활용하여 최대한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았습니다. 또한 발수 스프레이를 구입하여 운동화에 뿌려주니 발수가 가능했습니다. 가죽소재였기 때문에 기본적인 발수기능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완벽한 방법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계방산을 오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필수 준비물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 사이 이 글을 읽으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네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